
명사십리는 강원도 원산시 용천리 갈마반도 부근에 소재한 모래사장으로 북한의 천연기념물 193호다. 모래사장이 10리(대략 4km) 이상이나 길게 늘어서있고, 은빛 모래에 부서지는 파도의 울림소리가 10리까지 들린다고 해서 명사십리(鳴沙十里)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그리고, 모래를 밟을 때 우는 소리가 날 정도로 모래가 곱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 현지에서는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북쪽의 송도원해수욕장과 더불어 수심이 얕은 좋은 해수욕장으로, 금강산·석왕사·삼방협곡 등의 관광휴양지와 더불어 하나의 관광권을 형성한다.
명사십리의 돌출부는 원래 섬이었는데 안변남대천과 동해의 물결이 운반한 화강암의 모래가 쌓여 육지와 연결시켜 갈마반도를 형성하였다. 갈마반도에서 남쪽으로 펼쳐진 모래톱에는 소나무·잣나무·참나무와 해당화가 많이 자란다. 명사십리의 입구에는 동해안에서는 보기드문 모감주나무가 있다.
명사십리는 제4기 해성층으로 된 모래벌판으로서 지각의 운동과 바다와 육지의 변화과정을 보여주는 자연유물로서 가치가 매우 높으며 너비가 넓은 곳은 1.3㎞에 달할 정도로 많은 모래층이 형성되어 있다.
또한, 원산항을 드나드는 기선과 범선, 그리고 웅도·신도·여도 등을 조망할 수 있다. 1980년 1월 북한 국가자연보호연맹에 의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관리되고 있다.
명사십리와 관련해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성악 가수 채규엽이 부른 같은 제목의 노래가 있다. “꽃도 피던 명사십리 다시 못 올 옛이야기 해당화를 꺾어 들던 꿈이었건만 저 산 넘어 지는 해야 날아드는 갈매기야 포구도 백사장도 꿈이었더냐 지는 강산 날 저문데 아득하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원산을 '조선 동해의 진주'라고 홍보하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명사십리 인근에 갈마 공항과 호텔 등 시설 등을 짓고 있다. 만약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가 제대로 꾸려지면 국내외 관광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금강산 국제관광지대와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