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회담 재개 시기가 트럼트 임기 올해나 내년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과의 조율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진단됐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한반도안보연구실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의지정학게임: 러⋅북협력강화와 미⋅북회담가능성’을 최근 발간된 <KDB 북한경제리뷰>에 발표했다.
전 연구실장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하여 미국에 더 실질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게 됐다. 즉, 북한 미사일의 신뢰성이 제고되는 것과 더불어 러시아가 한반도 유사시에 개입할 정황이 더 커진 것이다.
이에 맞서 미국이 동맹인 한국의 안전보장에 대한 공약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거나,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는 데 사용하는 능력 발전을 더디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억제태세를 제고하며 군사적인 위협의 강도를 높이기도 막상 쉽지 않다. 한반도를 넘어 러시아와 중국과의 위기도 함께 고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러⋅북 협력으로 인해 북한이 미국에 야기하는 위협은 그대로 두기도,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더욱 어려운 일이 됐다. 그리고 이처럼 높아진 북한의 위협은 북한의 협상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 초에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게 된다면, 한국과의 조율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 연구실장의 평가다.
우선 이번 북-미 대화에서는 러시아도 이해관계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 한국의 입장은 부차적으로 취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한국 정부가 선제적 조치를 통해 한국과의 사전 조율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최근의 정치상황은 이마저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러-북 협력의 연대를 이완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된다면, 미국이 한국과 조율하고 협력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때의 방향성은 한국과의 역량 통합을 통해 적대국의 연대에 맞서 더욱 강경한 억제 태세를 구축하고 강압 외교를 추진하는 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하는데, 이는 북한 위협 대응에만 집중하기를 원하는 기존의 기조를 일부 변경해야 가능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