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가 배정한 코로나 백신 도입하기 위한 방안일 수도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신종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북한이 선진 방역으로의 전환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국 내 대북 지원단체들이 북한 방역 정책에 변화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여전히 국경 재개방과 관련한 조짐은 없지만 신속히 지원 활동이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미국친우봉사회(AFSC) 제니퍼 데이버트 북한 담당관은 VOA를 통해 북한의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으며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다시 북한과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신종 코로나 변이 등장으로 국제적, 지역적 규제가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면서 북한에 있는 파트너들과 계속 관여하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 협동농장 4곳을 운영하며 농업기술을 전수하는 미국친우봉사회는 1917년 미국의 퀘이커 신자들과 반전평화운동 관련 인사들이 결성한 단체로 사회 정의와 평화, 인권 보호, 인도주의적 원조에 대한 공로로 1947년 영국 퀘이커 봉사 협회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년 넘게 북한에서 결핵 퇴치 사업을 펼쳐 온 미국의 한 구호단체 역시 VOA를 통해 북한이 언급한 ‘전환’(shift)과 관련한 더 많은 정보가 머지않아 나오기 바란다며 상황이 가능해질 때 최대한 빨리 대북 지원 물자를 보내는 등의 활동 재개를 위해 만반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선진적인 방역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 신속한 국경 재개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 평양사무소장은 1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북한의 언급은 국제사회로부터 배정받은 코로나 백신을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찾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백신 수용과 구호단체 혹은 유엔 기구 직원들의 복귀 허용은 서로 다른 사안이라면서, 백신을 받기 위한 개방의 시작과 전면적인 국경 개방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 당국이 코로나 이전의 지원 수용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많은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의 식량난 등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지금까지 비상방역 장벽을 든든히 쌓은데 토대하여 통제 위주의 방역으로부터 발전된 선진적인 방역, 인민적인 방역을 이행해야 한다"며 방역 기조 변화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