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수해를 입은 나선 지역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조선중앙TV 캡처)](/news/photo/202308/1185_1599_301.png)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기업자산에서 무형고정재산의 비중이 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경주 한평정책연구소 특별연구원은 <KDB북한개발> 7월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김정은 시대 기업자산 변화의 특징과 의미'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전 특별연구원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 10여 년간 북한 당국은 수많은 정치·경제·대외적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기업자산 구성의 변화가 나타났다.
기업자산 변화의 특징은 첫째, 유형 고정재산과 무형 고정재산에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이 추진한 지식경제 강국 건설, 과학기술 중시 정책은 무형 고정재산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그 결과, 유형 고정재산만이 존재했던 과거와 달리 무형 고정재산이 고정재산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하였다.
전 특별연구원은 유형 고정재산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으며 국가투자 고정재산과 자체투자 고정재산의 구성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시행으로 기업 스스로가 생존해야 하는 과제가 부과됨으로써 기업에는 국가투자 고정재산보다 자체투자 고정재산이 종전보다 많아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계획적인 국가공급체계의 제한성으로 인해 국가투자 고정재산보다 자체투자 고정재산이 계속 많아져 자체투자 고정재산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활동은 앞으로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관련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다음으로는, 판매소를 통해 기업이 스스로 판매소를 설치하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자 재고자산보다 현금을 더 보유하게 된 것이다.
전 특별연구원에 따르면 유통기업을 통해 제품이 판매될 경우에만 현금 회수가 가능했던 종전과 달리 기업이 직접 재고자산을 신속하게 판매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물인터넷 도입, 과학기술 중시 정책은 재고자산관리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대형 슈퍼마켓 등 관련 시설을 통한 제품 판매가 활발해졌다. 대형 슈퍼마켓을 통한 제품 판매는 물류 순환과 자금회수를 촉진하여 보유 중인 재고자산을 줄이고 현금이 신속하게 회수되는 변화를 가져왔다.
세 번째는 기업에 현금 돈 자리 개설을 허용하여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현금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무현금보다 현금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과 국경봉쇄로 인한 자체봉쇄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돈표가 발행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현금보다 무현금이 많아지는 현상도 목격되었다.
네 번째는, 내화와 외화의 구성과 외화의 현금화 과정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사적 경제의 확산으로 북한 당국에 외화가 들어오지 않게 되자 기업의 내화 현금과 외화 현금의 환전을 허용하여 시중에서 통용되는 외화를 합법적으로 제도권 내로 흡수했다. 또한 시장환율에 가까운 협동환율을 적용하여 외화를 내화로 환전하여 외화의 실제 가치를 보장하였다.
전 특별연구원은 이처럼 김정은 시대 10여 년간 추진한 다양한 정책은 북한 기업자산 구성에서의 변화를 가져왔고 향후 대내외 정세 및 경제적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 한 더욱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